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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뒷골목, 우연히 만난 최고의 아지트: ‘최성근의 작은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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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형님과 업무를 끝내고, 그냥 집에 가기 아쉬워 뒷골목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간판. ‘최성근의 작은 음악회’.

사실 처음엔 문 앞에서 망설였다. 흘릿 비치는 실내에 연세가 꽤 있으신 분들이 보였고, 조금은 낯선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같이 간 경호 형과 "들어갈까? 말까?"를 한참 고민하다 "그래, 밑져야 본전이다" 하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 문을 여는 순간, 우리는 오늘 밤 최고의 선택을 했음을 직감했다.

🏠 낡은 나무 테이블과 천장을 수놓은 지폐 tree

가게는 크지 않았다. 정겨운 ㄷ자 형태의 나무 테이블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그 테이블 위엔 위스키 병과 간단한 스낵, 그리고 딸기가 어우러진 소박한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천장을 가득 채운 지폐 tree였다. 손님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을 담아 걸어둔 수많은 지폐들이, 푸르고 노란 색색의 조명과 어우러져 이 공간만의 독특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벽면에 걸린 풍경화와 낡은 소품들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했다.

🎸 주인이 부르고, 손님이 이어받는 통기타의 향연

무엇보다 이곳의 진가는 ‘음악’에 있었다. 사장님이 직접 통기타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시는데, 그 목소리에는 연륜과 진심이 담겨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다음이었다. 노래를 듣던 손님이 자연스럽게 기타를 이어받아 연주를 하고, 또 다른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유명하진 않지만 가슴을 울리는 단골들의 노래. 이곳에서는 모두가 가수이고 관객이었다.

👏 망설임은 떼창과 박수로

처음의 어색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우리는 어느새 다른 단골분들과 어우러져 아는 노래가 나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떼창으로 화답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자연스러운 박수갈채는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소리 같았다.

차가워 보였던 세상이 이 작은 공간에서는 한없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 나올 땐 최고의 장소가 되어

간단한 안주와 술,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음악이 있는 곳. ‘최성근의 작은 음악회’는 단순한 술집이 아니라, 지친 도시인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작은 안식처였다.

망설임을 털어내고 용기 내어 들어간 그곳에서, 우리는 올겨울 가장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세종문화회관 근처를 지날 때,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날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길 강력 추천한다.